행복한 사전(The Great Passage)
* 본 포스팅엔 요소요소마다 스포일링(개인차 존재)이 존재합니다. 스포일링이 싫으신 분은 얼른 창을 닫아주세요!!
행복한 사전(The Great Passage)의 원작은 <배를 엮다 - 미우라 시온> 이라고 한다.
행복한 사전은 다도해라는 사전을 만들기 위한 15년의 기나긴 세월을 영화로 표현한 영화이다.
행복한 사전이라는 영화를 보며 느낀 것 중 하나는 단어의 힘이다. 나도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나름 단어의 선택에 신중을 기하는 편이다. 그리고 어떠한 단어를 쓰면 그 단어의 정의를 찾아보곤 한다. 가장 많이 쓰일 때는 어떠한 주제에 대해 연구를 해볼 때 특히 그러하다. 하나의 단어에는 수없이 많은 의미가 내포하기도 하고, 각각의 의미가 약간씩 미묘하게 틀리다. 각각의 단어들이 주는 배경과 내용 또한 틀리다. 초등학교 때도 배웠지만 "배" 라는 의미는 신체의 일부분인 배를 의미하기도 하고, 먹는 과일인 배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의미의 경우 상황에 따라 다르기 마련이다. 이런 적도 있었다. 친구가 제주도에 살아서 방언이 강했다. 그래서 나는 그 의미를 물어보기에 바빴다. 한 번은 같은 한국인임에도 지역에 따라 말이 다르다는게 새삼 느껴지곤 한다. 그럴때면 공간에서 받는 무의식적인 학습이 얼마나 중요하나 싶기도 하다,
영화에선 사전을 편찬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나는 설계를 한다. 건물을 짓기 위한 설계를 한다. 물론 아직 기초를 배우는 단계이다. 설계의 기초를 배우는 시간들이다. 하지만, 왠지 사전을 편찬하며 밤을 새는 일들은 건축을 설계 할 떄의 건축학도들하고 같은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저 밤을 샌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일과인 것 같다. 미술대학생도 밤을 새고 경영학과 학생도 밤을 새고 밤을 샌다는 것은 그것에 열의가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열의가 있는 사람은 밤을 샌다. 행복한 사전의 주인공은 정말 밤을 샌다. 아니 일상 자체를 밤을 새면서 살아가는 것 같다. 사전을 편찬한다 라는 이러한 일이 정말 하찮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들은 수많은 단어들을 사용하고 그 의미를 알아본다. 다른 책은 틀리면 그런갑다 하지만 사전만큼은 정말 그렇지 않는 것 같다. 한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 내가 본 책 중에 스티브 잡스 라는 자서전을 한국어 판으로 나온 것을 읽었다. 물론 나온지 얼마 안 된 책이라 그런가 이해를 하고는 있었지만, 오타가 너무나도 많았다 마치 오타를 찾기 위해 책을 읽는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은 직업에 대한 열의가 그만큼 티가 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나의 경우엔 건축에 녹아든다고 생각한다. 건물을 설계하면서 신기한 점은 고3때도 밤을 새지 않았지만, 건축설계 수업 과제만큼은 정말 밤을 새서라도 마감을 마무리 하려고 애를 쓴다. 그게 나 자신에게 감탄했다. 물론 주변의 반응도 중요했지만 내가 이렇게 산다는 것이 신기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배우기 위해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을 하고 이런 경험 저런 경험을 해보려고 발버둥치고 있다는 것이 나 스스로에게서 느껴진다. 그리고 난 생각한다. 그 누구의 직업이라도 그 나름의 이유가 있고 세계엔 그 직업을 필요로 한다. 필요로 해서 존재하는 것이고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떠한 직업이라고 무시하고 경멸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한 직업이라도 자존감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걸 본인이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행복한 사전이라고 영화명을 정한 것에 대해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주인공은 사전을 편찬하기 위해 준비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행복함을 느낀다.(물론 영화에서도 그런 장면이 나타나긴 하지만 원작 <배를 엮다>에선 더 상세한 묘사가 곁들여져 있는 것 같아서 원작을 읽어볼까 생각한다) 그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제작자 본인부터가 행복감을 느끼는 것. 신입사원이라는 타이틀을 가진이가 사전을 편찬하는 것에 열의를 보이자 그 옆에 무덤덤하게 아니 오히려 안좋게 보았던 그 동료에게 열의를 심어주었다. 그리고 사전편집부 자체가 열의를 갖게 되었다. 사랑에 빠질때 사전편집부의 일원들이 격려와 관심을 보여주었고 잘 이루어졌다.(솔직히 이 부분이 웃겼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사랑에 빠진 사람에 대한 정보를 들었을 때 바로 그곳으로 회식자리를 잡아 밥을 먹으러 갔다.) 그렇게 행복이라는 단어는 사전편집부에 널리 퍼지게 되었고 마감에 맞춰 마감을 하게 되었다. 힘든 일이란 것은 과정이 중요한 것 같다. 아니 힘든 일이라는 것 자체가 좋은 것 같다. 힘든 일을 함께 한 동료들은 오히려 끈끈한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언젠간 국토대장정을 나갈 예정이다.(쫌 이야기가 샌듯한;;)
하나의 단어라는 것을 정의하는 일은 정말 뜻깊은 행위인 것 같다. 단어라는 단순한 단어들을 가지고 또 다른 의미의 단어들을 설명하고 마치 건물에선 알갱이가 어울러져 기둥이 되고 벽이 되는 이치와 같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얽히고 섥힌 단어를 정의하는 것. 그것은 그 단어에 대한 본질에 가까워지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만약 사랑이라는 단어는 사랑을 해보지 않고서는 절대로 정의를 내려 볼 수가 없다.(영화에선 주인공에서 편집장이 '사랑'에 대한 정의를 사랑을 앓아보면서 정의를 내려보라고 한다.) 그래서 훗날 사전을 편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망설일게 무엇이 있는가? 바로 블로그에 정의를 해나가면 되는 일이다. 나만의 사전을 만든다는 의미가 참으로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설레이기는 한다.
영화를 보면서 든 생각 중 단어의 의미를 곱씹었다. 사전을 통해서 책을 읽지만, 또 다르게는 말을 배우기도 한다. 하나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말과 글 그리고 듣기를 배운다는 것과 유사어 인 것 같다. 이는 곧 초등학생 떄 교과서의 이름인 '말하기 듣기 쓰기 - 이하 말듣쓰' 에서 쉽게 알 수 있는 것 같다. 사전이라는 글을 통해 글을 배우고 말을 배울 수 있다. 하나를 통해서 여러가지를 알 수 있다.
소운장은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거주하는 하숙집으로 나온다. 그리고 하숙집에서 만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 계기는 하숙집 주인장 아주머니 몇 년을 거주하여 그러한 관계가 탄생하였다. 건축 설계를 배우는 학생으로써 이러한 공간을 연출하고 싶다. 그리고 이러한 순간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하고 싶다. 누구에게나 아름답고 기억에 남는 공간을 설계하고 싶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물론 주변(인터넷 및 도서 각종 매체나 주변 지인들의 조언)에서 건축에는 인문이 필요하다는 등의 이야기와 더불어 영화나 각종 경험 하면 안 될 것을 제외한 모든 것을 해보도록 노력하는 조언에 부응하긴 하지만, 이제야 이 말씀의 뜻이 이해가 간다. 물론 직접 설계를 해가면서 얻을 수 있겠지만. 학생의 입장에서 이러한 즐거운 설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아가는 것은 나의 직업 선택에 있어서 확신과 즐거움을 동시에 준다는 것을 알았다.
어쩔때는 이상을 내다보는 것이 건물 안의 공간에서 창을 통해 밖의 날씨를 가늠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러한 창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단어의 의미에 대한 내용이다. 어릴 적 단어의 의미가 역사적으로나 시대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리고 그걸 이 영화에서 다시 알았다. 하나의 단어는 시대와 역사에 따라 공간과 사람들에 따라 의미가 다르다. 아무리 표준어라고 표준을 만들어주지만 그렇지만, 그 표준도 변화된다. 표준이라는 것은 확실한 것 같지만 불확실하다. 이렇게 보면 법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여러 환경에 따라 법규도 변한다. 이에 따라 건축물도 바뀌는 것 같다. 이렇게 볼 설계 또한 법규에 따라 건물이 달라지기에 법규가 완벽한 가이드라인은 아닌듯 싶다. (물론 그 시대에 맞는 적법한 건축물을 설계를 해야 겠지만 / 너무 많이 파고든 것 같기는 하다.;;)
'글을 수정하지 않고 글을 쓰다보니 중복되는 내용이 (생각보다 많이) 존재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첫째, "행복한 사전" 이라는 영화는 마치 건축학과와 같이 야간작업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는 곧 자신의 작업에 열정이 있다면 밤샘이라는 것은 특정 직업을 손꼽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단어라는 어찌보면 사소한 단위에 마저 신경을 쓰는 일은 헛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설계에 있어서도 어느 하나의 요소도 심혈을 기울어야 할 것 같다. 셋째, 영화제목 "행복한 사전" 이라는 이름처럼 행복이라는 것은 결과물에 녹아들어 나타나는 것 같다. 설계에서도 나의 사소한 감정까지도 걱정을 해야 할 것 같아 걱정이다. 넷째, 설계에 있어서 영화는 필수적인 것 같다. 다섯째, 단어의 힘은 크다.
PS.
영화를 보며 다음을 기약한다.
- 건축에 영화가 필요한 이유를 생각하고 조사해 볼 생각이다.
- 행복한 사전에서 사전을 편찬해 나가는 과정이 부럽고 의미가 있는 행동으로 보였다. 블로그 내에도 단어를 나만의 의미로 재해석 할 예정이다.
'후기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분노의 질주 : 더 세븐 (0) | 2015.06.19 |
---|---|
Begin Again (0) | 2015.05.26 |
역린 (0) | 2014.05.14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미술관 옆 동물원
미술관 옆 동물원
2015.06.19 -
분노의 질주 : 더 세븐
분노의 질주 : 더 세븐
2015.06.19 -
Begin Again
Begin Again
2015.05.26 -
역린
역린
2014.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