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현 작가님 작업실
자연스레 작가분을 만날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그 분의 작업장에서 기다렸다.
얼마지나지 않아 작가님은 자전거를 타고 오셨고
우리는 따라서 들어갔다.
다양한 작품들이 있고
작가님의 생각들이 적힌 메모지들이 벽에 붙어 있었다.
'여기가 사진작가님의 작업실이구나..'
이윽고 난 작업실 내부 사진을 찍어도 될까요? 라고 물었다.
그리고 들은 충격.
"여긴 작업실이 아니라 전시회를 하고 있는 곳입니다."
헐.
웬걸.
그리고 설명이 이어졌다.
여기는 전시회를 하고 있고
전시회 컨셉이 작가님의 작업실이였다.
순간적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컨셉에 확실하구나. 내가 작업실이라고 생각한 걸 보면.'
그리고 나는 구석구석
작가님의 작업실이 컨셉인 전시를 감상했다.
위 공중전화기는 직접 수거하는 장면까지 사진으로 기록하였다.
작품들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 중 하나였던 것 같다. 본질적인 질문을 위해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하는 것. 그것을 아주 명쾌하게 표현한 작품인 것 같다.
커피방명록. 이 작품은 전시회를 개최 후 방문자들을 받을 때마다 한번씩 모은 것이라고 한다.
커피를 만든 후 찌꺼기.
다시 한 번 강조되는 질문의 중요성.
웬 해골이지? 라고 생각했다가
작가님이 알려주셨다.
저건 실제 6.25때 해골이라고..
뽕뽕이가 생겨나는 건 왜지?;
가장 놀란 것 중 하나가 바로 커피 때문이였다. 커피를 직접 내려주시다니.. 원래 방문자에게 이렇게까지 정성을 들여주실지는 몰랐다. 커피를 직접 뜨거운 물로 내려주신다. 글쎼 이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받았다고 작가님께 왜 우린 커피 안 내려주세요 라거나 당연히 커피를 받는거 아니야? 라는 오해는 하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정말 신선한 충격이였다. 여기에 방문한 이유만으로 이런 대접을 받아도 되는 건가. 새삼 부끄럽고 부담스럽기도 기쁘기도 만감이 교차했다. 그래도 역시 작가님께 가장 감사했습니다.
어린 아이는 그렇게 호기심이 많았고, 나 또한 어린이 시절 호기심이 많았다. 변기통에 든 물을 가지고 물장난을 치고(진심. 어머니께서 회상하실 때 마다 나오는 이야기임) 흙을 가지고 놀고 먹기도 하려고 했으며 매번 고민했었을 것이다. 이러한 호기심은 우리들에겐 절실하다. 하지만, 커간다는 것에 혹은 익숙하다는 것에 호기심을 접어버린다. 그건 원래 그렇고 저건 저것대로 그런거고 궁금해 하질 않는다. 왜냐면 귀찮으니까 지금 할 것도 많으니까 라는 핑계를 대며. 어른들은 그렇게 익숙해져간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연륜이라는 것에 포함시켜버린다. 처음이 시간이 오래걸리는 것은 궁금하기 때문이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가 직접 저 사진 속 아이처럼 쓰레기 통을 쳐다보는게 쪽 팔린다면 최소한 호기심은 가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작가의 크로키?
sam smith의 노래들이 좋았다는 걸 알았지만, 이 전시회에서 이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틀어주셔서 정말 감동 받아 집에 와서 sam smith의 노래 전곡을 들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곡을 뽑았다. 공간에서 노래를 듣고 그 노래를 들으며 공간을 기억하는 것. 그것이 좋다. 그래서 나는 OST곡을 자주 찾는다. 어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듣게된 노래는 OST곡을 들으며 그때의 영화나 드라마의 기억을 되살려주고 그 감정을 되살려주기 때문에 나는 OST곡을 자주 찾는다.
아까는 고민이였는데, 왜 여기선 잠와보이지?;
거울을 통해 새로운 작품이 보였다.
한 방향에서만 쳐다보는 것 보다는 거울이나 렌즈를 통해 다른 사물을 쳐다볼 필요도 있어보인다.
작가님. 정말 감사합니다.
같이 갔던 누나와 함께 커피 방명록을 남기고 우린 다시 그 공간에서 나왔고.
작가님과 대화한 그 순간들은 한편의 영화와 같았다.
말은 담담하지만 느낌은 블록버스터급이였다.
한동안 나는 영화를 보고 나온 어린아이처럼 멍해있었고
밥을 먹고 현실로 돌아와 시험 준비를 했다.
* 전시회 안내사항 *
누가 : 이세현 작가님은
언제 : 2015년 5월 14일까지
어디서 : 광주 대인예술시장 내 대안공간 미테-우그로(Mite-Ugro)에서
무엇을 : 작업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전시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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