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8 / 세심한 손길
날씨 : 매우 춥다.
최근에 내렸던 눈 때문에
바닥은 얼음으로 얼어있고,
처마 끝자락엔 고드름이 맺혀있어 보는 사람의 동공을 금방이라도 찌를 듯 했다.
무지개 빛이 살짝 보인다....
나에게 아주 좋은 의미였으면 한다...
나에게도 무지개가 내리길...
태양과 고드름 상반되는 것들이지만,
그 두개가 만났을 때 주는 감동은 배다.
힘들과 행복은 다른 듯 하지만 감동은 배가 된다.
이 집에 들어오는 태양을 가로막는 분홍색 건물...
덕분에 고드름이 늦게 녹으니 감사해야 할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나의 작업은 시작되었다.
이런 힘든 날씨면.. 왠지 모르게 괜히 서럽다..
그리고 혼자 생각한다.
'먹고 살기 힘드네..;;'
오늘의 작업은
마루 끝자락에 칠해져 있는 것을 갈아내는 작업이다.
원래는 이렇게 생긴 마루 끝을
너무 멋있지 않니...?;;;
사포를 돌리는 기계를 통해 이렇게 칠을 갈아내는 작업이다.
특히 마루 끝엔 2단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앙에 사선이 제일 세심한 손길을 필요로 했다.
기계의 속도를 1로 맞추고 살살 긁어내는 작업은
초반에는 삐끗하는 실수도 연발했지만,
이윽고 숙달이 되어 나 자신에게 뿌듯함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애매한 위치에 있는 것은
세심한 손길을 필요로 한다.
이건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애매한 사람일수록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세심한 손글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뭐,
이렇게 따지면..
모든 것을 세심하게 대해야한다.
즉,
모든 순간,
모든 것을
세심하게 대해야 할 듯 싶다.
무언가를 할 땐 그 잔해가 생겨난다.
전쟁을 하고 나서도...
목욕탕에서 때를 없앨때도...
집을 리모델링하기 위해서도...
저기에 앉아서 전에 살던 주인은 어떤 것을 생각했을까..?
그리고 이 집에 살 주인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 (남은 두 사진은) 당일 찍었던 사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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